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가 정서영의 조각적 실천에 대한 책 『정서영: 오늘 본 것』이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정서영의 개인전 <오늘 본 것>과 연계하여 출간되었다. 정서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하는 ‘사물’과, 그 위상과 관계를 중심으로 한 담론과 예술적 실천을 개척한 조각가이다. 또한 그는 한국 현대미술이 다양성과 개별성을 획득한 시기로 일컬어지는 1990년대에 현대 조각의 동시대성을 견인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서영은 조각을 포함한 드로잉, 사운드,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와 영역에서 유연하게 조각의 문제를 다루는 예술적 실험을 지금까지 지속해 오고 있다.
전시에 대한 기록 이상으로, 본 도서는 정서영의 조각적 실천을 공시적(共時的)이고 통시적(通時的)으로 고찰함으로써 작가가 다루는 세상의 문제들이 어떻게 전환되었는지 추적한다. 세계가 인식되는 물리적 경로에 작가의 개입과, 세계 속에 설정된 관계, 유형, 움직임이 물질로 전환되는 표현으로서의 ‘사물’에 대한 작가의 관심으로부터, 정서영은 조각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조각의 언어를 기억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미술사학자 장지한과 큐레이터이자 미술사학자인 추스 마르티네즈의 에세이, 그리고 작가 김성환과 정서영의 대담이 담겨 있다. 그들의 심도 있는 연구와 다양한 관점은 정서영의 작품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널리 논의되지 않은 한국 현대미술의 미묘하고도 큰 변화를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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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b. 1964, 서울)은 동시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조각가이다. 정서영의 조각은 1990년대의 한국 현대 미술이 ‘동시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미술사학자 장지한은 2019년 SeMA-하나 평론상을 수상하였다.
큐레이터이자 미술사학자인 추스 마르티네즈는 현재 스위스 바젤 고등 미술 및 디자인 아카데미 (FHNW)에서 학과장을 맡으며 동 기관의 전시공간인 Der Tank의 디렉터를 겸하고 있다. 김성환은 영화와 영상, 회화, 음악, 건축, 문학과 자신의 글을 접목해 설치, 퍼포먼스, 라디오 극, 책 등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뉴욕과 하와이에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장평순 님의 서울시립미술관 연구출판 발전 후원금과 서울시립미술관, 바라캇 컨템포러리, 티나킴 갤러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